세계 관광객 끌어모으는 교토 '다다미 스벅'

입력 2017-08-21 22:03   수정 2017-08-22 09:07



(교토=박상익 국제부 기자) 글로벌 커피 체인 스타벅스는 지난 6월 교토 니넨자카에 새 점포를 열었습니다. 유명 사찰 기요미즈데라(淸水寺)로 가는 길목에 있는 이 카페는 일본 전통 주거 양식인 다다미를 깔아 일명 ‘다다미 스벅’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사람들은 100년 넘은 옛집 안 다다미 위에서 커피를 마신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궁금해했지요. 지난 16일 방문한 스타벅스 교토 니넨자카 야사카차야점은 옛집에서 커피를 즐기려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건물은 교토에 있는 옛집답게 작고 수수합니다. 외부에도 스타벅스 특유의 초록색 간판 대신 작은 나무 간판을 달았습니다. 스타벅스 로고가 새겨진 푸른색 노렌(상점 입구에 거는 포렴)을 봐야 이곳이 스타벅스임을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매장 1층으로 들어서자 관광객 20여명이 줄을 서서 주문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옛 건물이다 보니 천장도 낮고 공간이 좁아 앞뒤로 바짝 붙어 있어야 할 정도였지요.

10분 정도 기다린 끝에 커피 두 잔을 주문했습니다. 안내문에는 ‘공간이 협소해 테이크아웃을 권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다시 10분을 기다려 음료를 받아 2층으로 올라가니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나왔습니다. 다실(茶室)처럼 생긴 다다미 방은 총 3개, 공간마다 6~8명 정도 앉을 수 있고 나머지 공간은 다른 매장과 비슷하게 의자와 탁자가 깔렸습니다.

다다미에 앉아 음료를 마시기 위해 또 10분 정도 서서 기다렸습니다. 다행히 스타벅스보다 다른 관광지를 구경하고 싶은 사람이 많아서였는지 생각보다 빨리 자리가 생겼지요. 자리를 잡고 앉으니 지친 다리를 펴고 쉴 수 있어 좋았습니다. 사람들은 담소를 나누고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매장 관계자는 “아침 8시에 문을 열면 오전에는 조금 한가하지만 점심 이후부터 사람이 몰린다”며 “폐점 1시간 전인 오후 7시까지도 북적인다”고 귀띔했습니다.

여행지에서 한숨 돌리고 목을 축이기 위해서라면 ‘다다미 스벅’은 별로 좋은 선택이 아닐 겁니다. 좁고 복잡하고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런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했습니다. 옛집의 정취를 느끼며 커피를 마신다는 매력을 느꼈기 때문일 겁니다.

한국도 서울, 경주 등에 역사와 지역 특색을 살린 스타벅스 매장이 있습니다. 서울 인사동점은 2001년 세계 최초로 한글 간판이 설치돼 화제를 모았습니다. 소공점, 이마점 등에도 역사성을 반영한 자료들이 매장 디자인에 반영돼 있습니다. 경주대릉원점에도 한국식 좌식 공간이 있어 이용객들이 편하게 음료를 마실 수 있습니다. 각국의 역사와 전통을 살린 스타벅스의 마케팅 방법이 참신하면서도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국내 유통업체들도 시도해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끝) /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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